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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해외영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리뷰 - 어차피 허무한 것임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by 레옹달 2022.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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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말하자면, 약 3달만에 영화관을 찾아서 영화를 보러간 거였는데, 그래서인지 아니면 자리가 앞쪽이었는지(사실 H열이라 그렇게 가까운 것도 아니었다. MX관에서의 시야는 무난했다.) 속이 갑자기 답답하고 메슥거리는 것 같아 중반부 까지는 사실 계속 편하지 않은 상태로 영화를 관람했기에 내용이 어느정도 생각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준다면 좋겠다.(지금 생각해보니 멀미와 비슷한 걸 한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상태가 조금만 더 안 좋았으면 영화가 하고 있는 중임에도 당장 뛰어나가고 싶을 만큼 꽤나 속이 안 좋았다. 지금도 영화관 안에서의 생각만 하면 괜히 머리도 띵해지는 것 같고 그렇다...)

 

개봉 한지 꽤 지나서 그런 것인지 영화관에 나를 포함해 오직 두 사람만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다른 건 걱정할 필요 없이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기는 했다.

 

이 영화를 보러 가게 된건, 최근의 바쁜 일정을 끝내고 난 뒤의 일종의 보상이기도 하고, 이 영화에 대해서도 꽤나 들어왔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산국제영화제 때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번에 처음 보게 되는 거라서 기대를 가지고 있기도 했다.

 

우선 이 영화는 '멀티버스'를 소재로 사용했다. 세계관 자체는 특별할 게 없었다. 마블 드라마 '로키'에서도 TVA(Time Variance Authority)를 두어 멀티버스 상의 변종들을 관리하는 내용이 나오기도 했고, 당장 닥터 스트레인지 2의 제목이 대혼돈의 멀티버스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사실 세계관은 조금 투박한 면도 있긴 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멀티버스'를 바탕으로 꾸려가는 이야기의 의미가 특별하게 느껴졌다. 대사 중에 이런 느낌의 대사가 나온다. "지금의 당신은 최고로 나쁜 결과의 결과로만 구성된 에블린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멀티버스 상의 에블린들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라는 대사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후회라는 감정, 그리고 만약 내가 그 때 다른 선택을 하면 어땠을까하는 미련 등 그 모든 감정들을 어쩌면 오묘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또, 돌 장면에서는 정말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눈물이 났다. 수많은 멀티버스 세상의 자신을 찾다가 돌이 되어 버렸을 때, 그 돌을 둘러싸고 있는 정적인 풍경들과 잔잔한 바람소리, 그리고 그렇게 복잡하던 모든 것이 사라지고 그냥 그렇게 돌로 있어도 된다는 것이 어쩌면 위로를 전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의 '베이글'은 결국 인생의 허무를 의미하는 것 같다. 누구나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차피 죽으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데 그 허무를 위해 나는 달려가고 있는것인가, 하는 답이 없는 질문들을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결국 그럼에도 살아가는 것을 택한다. 누구나 한 번쯤 인생에서 가졌을 회의, 허무감에도, 그럼에도 살아가는 이유로 사람 간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 허무에 대해서 답을 해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살아가는게 어떻겠니?라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고 있었다.

 

나는 사실 이 영화를 잘 모르겠다. 눈물이 나는 데도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고, 이야기도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도 사실 정확히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무언가를 건네주려 하고 있었고,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로 받아든 것 같다. 이상하지만,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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