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양조위가 나온다는 것만 알고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랬기에 처음에 당황했던 것은, 분명 양조위가 주연이라고 했는데 처음에 다른 잘생긴 배우가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잘 못 본건가, 싶어서 등장인물 란을 다시 보고 오기도 했다. -> 그리고 알고보니 이 영화는 크게 2개의 이야기로 나뉘어서 따로따로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옴니버스 구성의 영화였다.
1부, 2부로 나눈다고 했을 때, 2부에서의 양조위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도 1부 부분부터도 묘하게 이 영화에 시선이 갔다. 정신없어 보이는 카메라 기법과 그 와중에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중간에 느릿하게 보이는 인물들의 모습, 그 당시의 거리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듯한 묘사 등 사실적이면서도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가 새로웠다.
사실 2부의 이야기가 더 강렬하게 다가와서 1부의 내용은 거의 지워진듯이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마저도 기억에 남은건 자기 생일까지가 유통기한인 통조림을 모아서 한 번에 먹어 버리던 남주의 장면이 나왔었다.
그리고 2부에서의 여주인공이 정말 알 수 없는 행동을 해서 이 영화에서 되게 알 수 없는 불편함을 느꼈다. 뭐랄까... 저게 만약 상상 속의 은유 같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한 것이었다면 그냥 옹호할 수 없는 범죄행위아닌가,라는 생각에 2부의 내용은 중간중간 인상이 찌푸려졌었다.
물론 모자를 벗으며 등장한 양조위의 모습은 꽤나 매력적이었다. 경찰 옷도 잘 어울렸고, 가게에 와서 음식을 시키는 장면이라던가, 거리에 나와 있는 자리에서 점심시간에 동료와 밥을 먹는 장면도 실제로 그 인물이 거기 있을 것만 같은 사실감을 느꼈다. 나름대로 집 안의 물건들에게 말을 거는 장면도 귀여웠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배경이 어디 말인지는 자세히 모르겠는데, 2부에서 특히 사람들이 말을 할 때 ~와 같은 형식으로 말꼬리를 늘려서 말하는데 그게 특이하게 귀에 꽂히기도 했다.
하지만 2부에서 여주인공이 남주의 집에 들어가서 물건들을 막 만지고 뛰어놀고 집을 막 건드리는 장면은 만약 현실이라면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는 행위였다. 영화에서는 몽유병,과 같은 단어를 이용해 뭔가 암시를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 뒤에는 실제로 여주인공이 벌이고 있는 일인 것마냥 다가와서 보는데 상당히 불편했다.
아무튼, 이 영화가 의도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ost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 남겨놓은 것 같다. 작품 중간중간에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이 참 적절하게 화면과 잘 어우러졌다. 그리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연출, 연기들은 모두 좋았다. 다른 영화들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특유의 분위기가 이 영화의 매력인 것 같았다. 그래서 왜인지는 몰라도 몰입하게 되고 묘하게 흥미롭다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물론 2부의 내용은 좀 더 받아들이기 쉬운 방향이었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지만 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Yh87974T6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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