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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한국드라마

[한국드라마] 시그널(2016) 리뷰/다시보기

by 레옹달 2020.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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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이 보내온 신호가 미래를 뒤바꾼다."

 

별점 :

★☆(흥미진진한 전개+매우 조금은 아쉬운 결말. 한번쯤 다시 볼 만한 좋은 작품인 것 같다.)

주요 출연진 :

이제훈(박해영 역), 김혜수(차수현 역), 조진웅(이재한 역)

 

 

오랜만에 이야기를 보고 싶어서 이것저것 넷플릭스에서 찾아보다가 우연히 시그널을 보게 되었다. 사실 사극이나 중세 유럽풍의 판타지 드라마를 보고 싶기도 했는데, 정말 우연찮게 이 드라마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행히 재미있는 작품을 만나게 되어 좋았다.

 

사실 시그널은 꽤 인기가 많았던 드라마였는데, 내가 이 작품을 아직도 보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기는 하다. 정말 웬만한 드라마는 대충이라도 어느정도는 보고는 했었는데, 이 드라마를 정주행 시작할 땐 정말 '무전기로 과거와 현재가 이어진다.' 이 사실 하나만 알고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다행히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직 시그널을 본 적이 없다면 추천한다. 다만 결말은 조금 아쉬운데, 그 이유는 밑에 적어보려 한다.

 

그리고 아래의 내용은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하기를...

 

"왜 나를 여기로 부른 겁니까? 박해영 경위."

"나 이게 마지막 무전일 것 같습니다."
"경위님이 설득해야 합니다. 1989년의 이재한을."

드라마의 시작에서 이재한(조진웅) 형사가 박해영(이제훈) 경위에게 무전을 하며 말하는 내용인데, 이 부분에서 단순한 타임워프물을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클리셰를 조금만 비틀어도 새로운 느낌이 나기도 하니까. 호기심을 자극했던 부분은 시간의 연결이 처음부터 짜맞춰지지 않고 중간부터 매듭이 시작되었다는 부분이었다. 단순하게 무전기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구조였다면(만약 이재한도 처음 무전을 1989년부터 시작하고, 박해영도 처음 무전을 2015년부터 시작했다면), 처음 무전이 통했을 때 부터 이재한과 박해영 둘 다 이 무전이 사실인지도 파악을 제대로 하지못하며 당황하고 이해를 못하고 있어서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을 수도 있다. 그런데 시간의 흐름을 조금 엇갈려 놓으면서(이재한이 2000년에 보낸 무전을 무전을 처음 받는 박해영이 받게 되는) 인물들이 보다 상황 판단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아 인상깊었다. 그리고 왜 시간이 엇갈려서 1989년->2000년->1989년의 매듭이 계속 지어지는 지, 이걸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었던 것이 결국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하는 원동력 중 하나이기도 했다. 나름대로 이해해본 결론은 '회차 시스템'이었다.(!)

 

웹소설을 많이 보다보면 '회귀'라는 소재가 간간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회귀가 좀 더 구체화 되어서 '회차 시스템'이라는 소재를 사용하는 작품들도 보이는데, 간단히 말하면 회귀가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회차 시스템을 이 드라마에 빗대어서 살펴보면, 이전 회차에서 박해영과 무전을 주고받던 이재한이 2000년에는 그 다음 회차의 박해영에게 무전을 하게되는 방식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무전을 시작으로, 다음 회차에 해당하는 박해영은 1989년의 이재한과 함께 그 해당 회차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드라마의 총평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던 점은 이야기도 술술 잘 풀어나가고 사건들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받아들이기 쉽게 구성했다는 점과, 감정적인 요소들을 기가 막히게 집어 넣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작가의 역량에 감탄했다. 언뜻언뜻 장면 속에서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요소들이 공감이 잘 될 수 있게 넣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나도 저런 절묘한 감정들을 작품에 녹여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 이재한의 첫사랑 이야기가 나오는데, 거기서 영화관에서 혼자 울고 있는 이재한의 모습이 너무 슬프게 느껴졌다. 첫사랑이 마지막으로 남긴게 영화표였다는 것도 감정을 끌어올리기에 매우 적합한 소재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3화쯤에서 이재한의 백골이 발견되면서 죽음이 확실해지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미 이재한이 죽었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음에도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슬퍼졌었다. 그런면에서도 시청자의 감정을 끌어내는데 노련함을 느꼈다.

 

15화에서 이재한이 끌려나가면서 "자기를 믿어주고 도와줄 어른이 있었을 거라고 믿었을 거라고!"라고 하는 대사가 인상깊었고, (youtu.be/lZv5H5aGHdk?list=LL&t=341)

 

차수현에게 시계를 선물할 때 차수현이 별로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자 "필요 없으면 버려."라는 대사를 하는데, 이 때 눈물이 조금 어려있어서 순간 감정적인 동요가 일었었다. 이 말을 왜 울 것 같은 표정으로 했는지.(www.youtube.com/watch?v=4Sb-ozJcz_w)

 

드라마에 대한 전체적인 평을 내려보면, 좋았다. 그러나 작품의 중반부나 마지막 화에서의 아쉬움은 남아있기도 하다. 사실 4화까지 지나고 나서 갑자기 작품이 힘이 빠진다는 느낌을 조금 받았는데, 그건 아마도 1화부터 4화까지의 내용에 힘을 많이 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보통 드라마 공모전 같은 걸 할 때 4화까지의 대본 내용만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드라마를 제작하기 전에 드라마를 판단하는 기준은 시놉시스와 1-4화까지의 내용이 될텐데, 그래서인지 앞부분의 내용에 힘이 실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건, 이 드라마를 보게 된건 정말 우연이었기 때문에 초반부 내용이 흥미롭지 않았다면 그대로 덮어버렸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초반부에 긴박감이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끝까지 정주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드라마 보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제발 잘 풀어내 주세요...'라는 바람이었다. 스토리도, 인물들도 괜찮으니 결말만 잘 풀어나가면 인생작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린 결말이 나오는 순간....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래서 별점 5개는 주지는 못하고, 4.5개를 주었다. 나중에 결말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인생작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일단 정주행을 끝난 직후인 지금은 작품이 재미있기는 한데, 인생작인가...?에 대해는 갸우뚱한 부분이 남아있다.

 

드라마의 오프닝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보통 드라마를 본방사수하게 되면, 드라마의 오프닝을 매번 꼬박꼬박 챙겨서 보지 못할 경우가 많다.(다들 그렇지 않을까?) 필자의 경우 드라마 시간에 맞춰서 드라마를 보기 때문에 몇몇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오프닝을 구경도 못해봤던 것 같다. 하지만 넷플릭스로 보게 되면서, 드라마의 오프닝을 계속 볼 수 있었는데, 오프닝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사실 드라마 '아웃랜더'를 보면서 오프님 음악과 시즌 내용을 암시해놓은 장면들이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오프닝이 참 마음에 들었었는데, 이번에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오프닝 좋다, 라는 생각을 많이했다. 특유의 탁한 목소리와 쿵짝쿵짝하는 배경음악, 영상을 사진을 이어붙인 듯하게 연출한 점, 인물들을 분할해서 나타내는데, 그 사진 질감까지 마음에 들었었다.

 

드라마에 연기 구멍이 없었던 점도 좋았다.(잊고 있었는데 이제훈 배우님의 연기가 감정이 치솟는 부분에서는 초반에 조금 힘겨워 보이기는 했다. 그러나 작품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물론 가끔씩 기자들이나, 부분부분 아쉬운 연기들도 있었지만 이야기의 주축을 이끌어가는 부분에서 배우들의 이미지 보다는 인물들이 먼저 보여서 좋았다.(이건 물론 내가 이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의 작품을 많이 접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드라마에서 관심있게 본 건 김혜수 배우님이 나온 '하이에나'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즌제가 아니라서 좋았다(?) 그러니까 다음 시즌이 나오면 좋을 것 같기도 한데 지금 당장은 없어서 좋았다. 왜냐하면 이미 16부작을 거의 3일에 걸쳐 정주행하는데에도 하루하루 눈 건강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미련하게 정말 정주행을 하려 했던 게 문제.... 하루에 한 편씩 나눠보면 될텐데... 다음에는 꼭 그래야겠다.) 그래서 외국의 드라마와는 다르게 16부작으로 끝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결말이 아쉬웠다. 솔직히 마지막 화까지 달려가면서 열린 결말일거라는 가능성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인물들이 삼자대면 하는 장면을 너무 바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16화 후반부에서 열린 결말.. 정말 끝부분에서 열린 결말이 나와서 순간 의아함이 들었다. 시간을 다루는 작품의 특성상 열린 결말을 사용하면 좀 더 심오하고 여운이 남을 수는 있지만.... 열린 결말이 어떨 때는 뭔가 대충 매듭을 지으려고 한다,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시그널'의 결말은 내게 그런 느낌이었다. 왜 이재한이 그동안 잠적해 있었는지, 왜 그동안에 연락이라도 한번도 안했는지. 결말 부분에 이재한이 있는 요양병원으로 사람들이 몰려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렇게 바로 이재한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수 있었으면서 폐공장에서 이재한을 죽이기 위해 손을 썼던 국회의원?이 왜 이제껏 가만히 있었는지 등등. 여러 요소에서 뭔가 개운하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아있는 작품이다. 좀 더 결말이 깔끔하게 정리되기를 원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옥의 티였다고 생각한다.

 

뭔가 글이 두서없이 정리된 것 같은 느낌인데, 그래도 나름 이 드라마를 보면서 했던 생각들은 다 적은 것 같다. 결론적으로는, 추천하는 드라마이다.

 

+) 인물들의 감정선에 대한 언급을 깜박했었는데, 그에 대해서 간단히 적어보고자 한다. 이 드라마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보여주다 만 느낌?을 받았다. 뭔가 로맨스를 살짝 녹여내려 했는데 너무 살짝 녹여낸 느낌? 그래서 조금은 인물들의 감정선을 드러낼 수 있는 복선이랄까 장면 같은 것들이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도 있었다.

 

+) 개인적인 요소이기는 한데, 필자는 이 드라마의 '이재한'이라는 인물이 기억에 남는 선생님과 외양이나 성격이 비슷해서 더 감정적으로 캐릭터가 받아들여 진 것 같다. 약간의 무뚝뚝함이나 덩치있는 모습까지 닮아 있어서 신기했었다.

 

 

 

<주관적인 별점>

★ : 볼 의미가 없었다.

★ : 시간이 아까웠다.

★ : 볼 만했던 작품. 

★ : 추천하는 작품.

★ : 완벽. 인생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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