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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해외드라마

[영국/미국드라마] 굿 바이, 아웃랜더(Outlander)

by 레옹달 2020.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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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스토리가 궁금해서 시즌 4,5까지 빠르게 정주행하고 어쩌면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에 정이 떨어져 버렸다. 만약 스토리도 탄탄하고 시즌 1 때의 새로움을 이어갔으면 한동안 드라마의 여운에 빠져 허우적 할 뻔 했는데 그러지 않아서 다행스럽고, 안타깝다. 주체할 수없는 실망감에 이렇게 리뷰를 남겨본다.

 

때론 한두가지의 나쁜 점이 백여가지의 좋은 점을 덮어버리는 법이다. 아웃랜더의 시즌 4,5는 나에게 그랬다. 내가 드라마를 보다가 왜 rape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을까? 그만큼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시즌이 뒤로 갈수록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 단지 rape 소재가 나오고 주인공이 충격받고 복수하고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데 그 부분에서 정이 뚝 떨어졌다.

 

청불이라는 이유를 핑계로, 이야기를 끌어나갈 능력이 없어서 이런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화가 나는 일이다. 그러면 이전 시즌에서는 이 소재가 안나왔는가? 아니다. 나와서 분명히 불편했다. 그래도 아직 캐릭터들의 매력이 있었기 때문에 인물에 집중해서 볼 수는 있었다. 그리고 시즌 1,2,3에는 적어도 이야기가 있었다. 이야기가 있는 와중에 인물들에게 시련이 닥치고 어떻게 헤쳐나가는가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시즌 4,5에서는 캐릭터들도 사실 매력적인지도 모르겠고 rape 소재가 빈번히 나오는 것에 잠시 멈추고 생각해보니 애초에 시즌 4같은 경우에는 브리애나가 클레어와 제이미를 찾으러 오고 그 뒤로는 브리애나가 당했던 일에 대한 이야기가 쭉 전개된다. 그리고 시즌 5의 마지막은 거의 시즌 1의 마지막과 비슷한 충격을 주는데, 시즌 6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작가가 완전히 쓰레기...

 

작가가 손쉽게 인물들에게 고난을 겪게 하기 위해서 rape 소재를 사용하는 게 너무 눈에 보여서 완전히 실망해버렸다. 그 소재를 써놓고 제대로 회수도 안하는 느낌도 많이 받았다. 제이미는 랜들을 죽이려는 것으로 삶의 활기를 되찾았다지만, 왜 다른 인물들을 제대로 복수도 못하게 하는걸까? 클레어보고도 당신이 직접 죽이면 안된다고 하는 건 너무 답답했다. 무슨 의도인지는 안다. 그러나 그랬어야 했을까? 시즌 1이 끝나고 그 이후의 제이미의 심리 상태는 그렇게 자세히 그려서 그 복수심과 무력감과 열정을 세밀하게 알게 했으면서 - 그래서 다시 인물이 일어나는 과정까지 이야기를 그려냈으면서, 브리애나와 클레어는 왜 그러지 못하게 하는 걸까.

 

물론 중간중간에 좋은 부분도 있었다. 클레어와 제이미가 정착해서 집을 지으려 하면서 구조물 안에 들어가서 여기는 거실, 여기는 부엌, 여기는 침실... 하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도 좋았고, 미국 정착에 있어서 원주민과의 관계는 어땠는지 나타내는 것도 역사적인 면에서 흥미로웠고, 제이미와 브리애나의 만남이 극적이라 감동적이었고, 제이미가 브리애나에게 막말을 한 뒤 속상해하면서 클레어도 프랭크가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거라면서 시무룩하게 말하는 장면도 좋았다. 그렇지만 그게 다였다. 주인공들이 꼭 그런 시련을 겪었어야 되나? 원작의 문제인지 드라마의 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암튼 무책임하게 소재를 써버리는 작가에게 실망했다. 자신의 부족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그런 식으로 메우려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아웃랜더가 시즌 3까지만 있다고 생각하고 이 드라마를 대하고 싶다. 내 기억에서 아웃랜더는 시즌 3까지만 남기고 싶다. 인생작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으나 실망감만 안고 이 드라마의 끝을 고하게 되어서 안타깝다. 시즌 6이 나올테지만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그래서 혹시라도 이 리뷰를 보고 들어온 사람이라면, 시즌 3까지만 보고 추억으로 남기기를 하는 마음이 있다. (물론 시즌 3까지 봤으면 4도 궁금해서 볼테지만...) 시즌 3까지는 추천, 그 이후 부터는 이 드라마를 추천하지 않겠다.

 

흥미로웠다. 새로웠다.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실망스러웠다.

 

굿 바이, 아웃랜더...

 

+) 라고는 썼지만 앞시즌의 내용들이 인상깊었고 앞 시즌의 제이미를 다시 보니까 계속 홀린 듯이 보게 된다...(한동안 아예 아웃랜더와 연을 끊고 살려고 했는데....) 이래서 문제다. 예를 들어, 좋아하던 배우가 범죄를 저지르면 실망감이 크지만 내가 한동안 빠져살았던 그 작품에서의 인물은 미워할 수가 없어서...(물론 엄청난 범죄면 사람에 대한 혐오감이 먼저 들어서 그런 일은 없지만...) 이 예시와 비슷한 상황인 것 같은데 샘 휴언이 너무 매력적인 거 같다....

 

+) 현재 유튜브의 앞 시즌 클립 영상들을 보고 있는데, 공식적인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다! 그래서 거의 듣기 평가식으로(그래도 한 번 봤던 내용이라 한 60%정도는 들리는 듯...?) 영상을 보고 있는데 자막을 보고 안보고의 드라마의 느낌 차이가 엄청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자막을 볼 때는 스토리에 집중했다면, 자막이 없으면 배우들의 호흡과 연기에 집중하게 되는 느낌...? 아웃랜더 정주행을 여러번 하고 나서 영어 자막조차 없이 드라마를 감상하고 싶은 바람이 생긴다.

 

+) 그래서 아웃랜더 위키에 들어가서 원작 내용은 어땠는지 드라마와 비교해 봤다. 드라마에서 나름 자극적인 부분들은 거의 다 빌려서 쓴거 같더라. 그래서 예상하건데 남은 시즌에서, 원작에서 충격적이었던 제이미가 제니 데려오다가 죽은 걸로 알려져서 존 그레이 경과 클레어가 결혼하고 밤까지 보낸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 같다. 그래서 나중에 살아돌아온 제이미가 화를 낸다는데... 나중에 다른 분들이 포스팅하면 줄거리나 봐야겠다. 차마 새로운 시즌을 볼 수는 없으니까.

 

+) www.youtube.com/watch?v=RDV_3FO08go

이 장면이 제이미가 오해해서 브리애나한테 나름의 막말을 하는 장면인데... 이 장면 나오기 전까지 제이미가 로저를 오해하고 때린거 언제 알게되나 노심초사 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 장면에서 제이미가 너무 짠했어... 그리고 여기서 인상적인 대사는 제이미가 화를 내자 브리애나가 한 "No! you do not get to be angry than me."였다.

 

+) 201104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들어가게 되었는데, 아웃랜더의 표지만 봤는데 왜인지 마음이 아팠다. 인물들이 고난을 겪는게 짠해서 그랬을까...? 그래서 오프닝 음악만 잠시 듣고 다시 나왔다. 아직은 다시 이 캐릭터들을 볼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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