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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한국영화

[한국영화] 퍼펙트 게임(2011) 리뷰 - 조승우, 양동근, 조진웅, 박서준 외

by 레옹달 2022.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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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한 곳 : 웨이브

 

바쁜 일정들이 잠시 끝나고 숨을 돌릴 때에 '오늘 뭐 볼까?'라는 생각으로 OTT 앱들을 뒤적거렸다. 그리고 평소 궁금했던 것, 못 봤던 것들을 목록으로 적어두며 미리 생각을 해두었다.(브이 포 벤데타, 2046, 위플래시, 빅쇼트, 쉬헐크, 데어데블...) 근데 정작 저녁 때쯤이 되어 눈에 들어온 건, 목록에도 없던 이 영화였고... 그래서 보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는 조승우 배우의 필모 중 하나였기 때문에 예전부터 알고 있기는 했다. 한참 마의를 보고 난뒤에(그게 벌써 10년전!) 조승우 배우 덕질을 조금씩 해오고 있었던 터라 드라마나 뮤지컬 쪽으로는 필모를 파고 있었는데, 영화 쪽으로는 사실 손이 쉽게 가지는 않았다.(왜였는지는 모르겠다.) 그랬는데 그냥 눈에 들어온 김에 한 번 볼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청을 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야구와 야구 선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야구를 즐겨보지는 않지만, 어릴 적부터 tv에서 야구 경기가 나올 때 그냥 지켜본 적도 많았고, 드라마 '스토브리그'도 봤었기에 그래도 어느정도 야구를 알긴하는 상태였다. 그랬기에 이 영화가 무난하게 이해되었을 수도 있으나, 사실 이 영화에서 야구는 일종의 도구일뿐, 사실 인물들 간의 관계나 감정에 집중해서 볼 이야기긴 하다.

 

내가 눈여겨 본 관계는 최동원(조승우 배우)-선동열(양동근 배우)의 선의의 경쟁이자 라이벌? 구도는 물론이었지만, 최동원(조승우 배우)-김용철(조진웅 배우)의 관계에서 김용철의 해묵은 열등감이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것으로 나타나고, 그럼에도 최동원은 같이 화를 내기도 했지만 결국 조곤조곤 말로 풀어낸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대단한 인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랬기 때문에 이 영화의 주인공은 '최동원'이구나 싶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조승우 배우의 연기는 두말할 것 없이 인상적이었다. 경상도 쪽 사투리에 맞는 억양을 쓰는데도 나름 잘 모사해서 좋았다. 또한, 늦게 경기에 왔다고 나무라던 후배가 알고보니 스승의 아들이었고, 그걸 장례식에서 알게 되었을 때, 그곳에서 나오면서 영안실도 음식도 모두 제일 좋은 곳으로 옮겨달라던 그 장면도 좋았다. 그 단단해보이는 사람이 울먹거리면서 죄책감과 미안함, 슬픔이 섞인 표정으로 말하던 것이 기억에 안 남을 수가 없었다.

 

이 영화의 이야기 구성도 좋았다.

 

큰 흐름은 '최동원과 선동열의 맞대결'로 가지고 가면서도 각 인물의 감정이나 심리 상태,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담아내서 어쩌면 다소 번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나름 잘 다듬어진 이야기였다. 

 

프로 야구 선수로서 성공한다는 것. 그것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영광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도 인상깊었다. 야구를좋아하고, 자신의 아빠가 야구 선수라며 친구들에게 자랑하던 아이가 나오는데, 이 집의 아빠는 프로 선수이긴 하지만 경기에는 정작 나가지 못하는 처지의 선수였다. 그랬기에 큰 돈을 벌어올리가 없었고, 집의 사정은 겨우겨우 입에 풀칠을 하며 살아가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당연히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야구부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자 호되게 혼을 낸다. 그리고 어느 날 밤, 이 모든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된 아이는 눈물을 흘리는데... 나는 그 장면이 가슴 아팠다.

 

그리고 영화에 극성 야구팬들도 많이 등장하는 것도 조금은 생소하면서도 알것 같기도 하고 그런 기분이 들었다. 야구에 정말 몰입해서 경기 결과 하나의 희비가 엇갈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 야구 선수들에게 욕을 하거나 물건을 던지는 것도 서슴지 않는...  사실 이 부분은 보기에 좀 과하다 싶기는 했다. 물론 나도 스포츠를 즐기는 입장에서는 그 기쁨이나 분노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공감은 하지만, 어느 분야든 '극성'인 사람들은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아무리 팬이라고 해도 경기를 졌다고 해서 선수들을 저런 식으로 취급한다면 선수들이 다음에는 더 잘 뛰고 싶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건 영화 외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몰려다니는 장면이 나올 때 덜컥 마음에 걸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 어쩌면 무서웠다. 물론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는 장면이겠지만 실제로 저렇게 사람이 모였을 때 어떤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걸 불과 일주일 전쯤에 마음 깊이 실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불쑥 다시 감정이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다.

 

아무튼 조승우가 배우가 그려낸 최동원이라는 인물은 정말 묵묵히 국민 대표 투수로서 노력하는 한 인간상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경기에서 두 투수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노력을 끝까지 하면서 결국 무승부까지 이뤄내는 모습에서... 그리고 경기가 끝났음에도 그것도 모른채로 다시 투수 자리로 가서 공을 잡아들던 최동원의 모습, 그리고 이어진 박수와 상대 팬들의 연호... 정말이지 뭉클하고 감동적이었다.

 

국가대표에서는 서로를 아껴주는 동료였다가, 상대 팀에서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투혼을 다하는데, 각자의 부상에 힘겨워하면서도 그 대결을 끝내고 싶어 하는 승부욕도 보이고,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공에 피가 묻어 있는 것에서도 서로의 의지를 확인하게 되는 그 일련의 과정들에 감동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 수가 없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여러모로 감동이 녹아 있는 영화였다.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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