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노웨이홈을 보고 나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버전의 스파이더맨도 궁금해서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본 뒤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되었는데, 그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본지 하루가 지난 상태라 기억에 조금 오류가 있을 수 있다.)
- 이 영화를 본뒤 다시 노웨이홈을 보았을때 느껴지는 감정선의 깊이가 다르다.
처음 노웨이홈을 보았을때는 찾아내지 못했던 앤드류 스파이더맨만의 깐족거리는(?) 모습, 그리고 그웬을 잃고 난 후에 얼마나 아직까지도 힘들어하는 모습, 그리고 결국 톰스파의 MJ를 구해내고 난뒤에 짓는 그 표정이 더욱 잘 전달이 되어서 더 슬프게 다가왔던 것 같다. 노웨이홈에서의 앤드류는 정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3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싱크로율이 높았던 것 같다.
- 히어로물에 개연성을 추가하려다 보니 겉치레 같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아직 토비의 스파이더맨을 보지는 못해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기존의 스파이더맨 이야기에 개연성을 추가하려다 보니 되레 이야기가 굉장히 조잡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영화의 러닝타임안에 이야기를 전부 집어넣으려다 보니 정작 중요한 흐름은 놓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예를 들면, 굳이 넣지 않아도 좋을 과학적인 설명이라던가 - 어차피 면밀하게 다루지 않을 거면 굳이 과학적인 내용을 끌어와서 어줍지 않게 쓸데 없는 이야기를 늘렸다. 물론 빌런들의 등장(리저드맨이라던지)에 대한 개연성도 추가하고 싶었을 지는 모르나... 오히려 스파이더맨의 개성을 더 살렸다면 좋았을 것 같았다.
- 스파이더맨의 정체성? 정의감?
이 부분이 제법 흥미롭기는 했다. 이미 어벤져스라는 영웅 집단이 있는 톰스파의 지구에서는 당연하게도 의무처럼 피터 파커에게 정의감이 요구된다. 물론 톰스파가 스스로 어벤져스에 들어가고 싶어서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고자 사람들을 구하고 악과 맞서 싸우기도 했지만, 꽤나 자연스럽게 스파이더맨이라면 당연히 이웃을 도와야 한다라는 전제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앤드류의 스파이더맨은 복수에서 시작된 행동이다보니, 자신의 능력을 남을 돕기보다는 자신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막상 결말에 가면 어정쩡하게 스파이더맨의 정의감을 보여주려는 듯이 갑자기 노선을 바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톰스파에 비하면 어쩔 수 없이 사건이 휘말린 느낌이라고나 할까.
피터 파커라는 사람에 집중을 하다보니, 스파이더맨으로서의 동기나 목적이 뭔지는 잘 파악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위험한 일에 나서게 되는 과정까지가 어딘지 모르게 찜찜하게 느껴졌다. 흔히 생각했을 때의 통쾌한 히어로물이라기에는 조금 노선을 벗어난 느낌이었다. 물론 그래서 더 현실적인 캐릭터라는 느낌도 들긴 했지만, 톰스파 3편을 보고 난 이후라 그런가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 전반적인 결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왜 3편까지 나오지 않았는지 어느정도는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했다. 내용이 너무 늘어졌고, 빌런들도 그다지 매력이 없었다.(맥스... 아무리 빌런이라도 그게 최선이었습니까...) 불필요한 부가 설명들(과학적인 배경과 같은)에 덧붙여 피터 파커라는 사람의 인생사, 가족들의 이야기, 사랑, 친구, 기업 정치, 학교 생활 등 너무 다양한 이야기를 한 번에 담으려니 영화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쉽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차라리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으면 몰라도, 이 영화는 스파이더맨의 동기나 목적도 불분명하게 다가와서 그조차도 쉽지 않았다. 오히려 단지 스파이더맨이라는 이름을 빌려온 평범한 영화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마블의 스파이더맨이 얼마나 깔끔하게 이야기를 구성하고, 스파이더맨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잘 담아냈는지 더욱 비교가 되었다.
종합하자면, 기존의 스파이더맨 세계관에 개연성을 추가하려는 노력이 담긴 영화이다. 그렇기에 보다 색다른 관점으로 현실에 가까운(물론 가까워지려다가 빌런들의 개연성부터 멀어져버렸지만..) 스파이더맨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노웨이홈에서의 앤드류 스파이더맨을 더 자세히 이해하고 싶으면 나름대로 한 번쯤 볼만한 것 같기는 하다(아니, 사실은 꼭 보는 편이 좋다.). 하지만 그냥 볼만한 영화를 찾는다면 굳이 추천하지는 않겠다.
+) 220617 추가해보는 후기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 다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보았다. 다시 보니까 내용을 미리 알고 있어서 그런가 오히려 등장인물들의 관계성과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어 전에 느꼈던 감정보다는 훨씬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 영화를 바라볼 수 있었다. 다시 보니 꽤나 괜찮은 영화인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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