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스포내용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며, 혹시나 '스파이더맨 : 노웨이홈'을 보지 않으신 분들께는 해당 영화를 더욱 깊이 감상하기 위해서는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 총 5편을 반드시 보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안 그러면 이 영화에서 반 정도의 감상만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러지 못했기에 미리 권유드립니다.
우연히 보게 된 "스파이더맨 :홈커밍"(늘 시작은 우연이다.)은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마블 영화라고는 제대로 본 게 '닥터 스트레인지' 밖에 없었기 때문에 평소 마블 영화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스파이더맨 : 홈커밍'이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어서 그 뒤로 연달아 '스파이더맨 : 파프롬홈', '스파이더맨 : 노웨이홈'까지 다 보았다.
사실 마블의 영화들은 진입장벽이 높은 것 같다. 이번 mcu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보면서도 '이 부분은 다른 영화의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는거구나...'라고 느끼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그래서 의도치 않은 스포를 당해서 슬픈 부분도 없잖아 있었다.) 다만 인식이 달라진 점은 이전에는 마블 영화를 보려해도 '에이 그걸 언제 다봐...' 이랬었지만 이번 영화들을 보고 나서는 '어라 재밌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왜 그런 이야기가 되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아무튼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물론 스파이더맨이 아직 아이 같은 면이 있어서 자기가 사고를 치고 자기가 수습하는 전개가 주를 이뤘지만... 그래도 스파이더맨을 맡은 배우, 톰 홀랜드의 연기가 인상깊었다.(왜 그렇게 캐스팅을 고심했는지 충분히 알것 같았다.)
3편의 경우에는 평행우주를 바탕으로 각기 다른 곳에서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것을 아는 이들'이 지구로 건너왔는데,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각기 다른 3명의 스파이더맨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물론 이전에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어서 다들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빌런들과 어떤 사연이 있는지 모른다는 점에서 내용이 완전히 이해가 되지는 않아 아쉬웠지만... 사실 아예 모르더라도 충분히 뉘앙스를 파악할 수 있는 연기들을 선보였기에 어렴풋하게나마 그들 사이에 교류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마블 세계관은 나름대로의 진입장벽이 있기는 하지만 아예 뒷배경을 모르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게끔 연출을 하는 것 같아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 그리고 그 부분이 자연스럽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앞서 봤던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에서는 힉스 교수가 제이콥을 만날 때 2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주저리주저리 말로 풀어낸다.(그리고 사실 그 내용이 다라서 정말 그 영화의 경우에는 2편은 건너뛰고 1편만 보고 바로 3편을 보는 것을 오히려 추천할 정도이다.)
그런데 이번 스파이더맨 3편에서는 그런 설명 없이도 어느 정도 캐릭터들의 서사가 느껴지는 구성을 잘 짜서 기존의 마블, 스파이더맨 팬들과 신규 팬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구성을 해낸 것 같아 인상깊다.(누군가 설명을 늘어놓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아예 신규 팬이 이해를 못하는 구성도 아니었다.) 물론 기존의 팬이었다면 각 장면들이 더 잘 보이고 더욱 감정이 와닿기는 했겠지만... 뒷배경을 몰라도 3편을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어찌보면 놀랍기도 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번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보고나서 마블 세계관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 세계관인지 이 3편의 영화들을 통해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추천하는 영화다.
+) 어디선가 '마블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아마 책도... 있던가? 아무튼 적절하게 클리셰적인 요소를 활용하면서 반전을 꾀하는 시도도 좋았다. 예를 들어, 피터 파커는 사실 천재지만(무엇보다 스파이더맨이기도 하고) 대외적으로는 외톨이, 흔히 말하는 '힘을 숨기는 주인공' 클리셰를 활용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 점도 있는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O1RAdSwgkyc
이 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만약 이미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모두 보았고, 이 영화를 보았다면 더욱 깊은 감정과 느낌을 받았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문득 드는 생각이지만 이 영화만큼은 영화관에서 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 220602)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2를 보고나서 추가해보는 후기.
어스파를 보면서, 노웨이홈을 아껴놨어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토비와 앤드류의 스파이더맨도 다 보고 이 영화를 봤으면 좀 더 인상깊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자체는 그리 강력 추천할만한 명작이 아니었지만, 거기에서 보여준 앤드류의 스파이더맨이 그대로 노웨이홈으로 이어져 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어스파를 다 본 후에는 노웨이홈에서 앤드류 스파이더맨에게 이게 무슨 의미였는지 더욱 와닿았다. 좌절과 슬픔을 딛고 다시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던 앤드류 스파이더맨이 이곳으로 소환이 되고, 포탈을 타고 와서 자신과 같이 - 정체를 밝히지 않고 고독하게 히어로의 짐을 지고 있던 스파이더맨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함께 한다는 느낌을 받으며 형제애까지 느끼는 과정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지키지 못했던 자신의 연인 그웬을 떠올리며 피터와 MJ를 바라보고 있던 모습, 그리고 결국 이번에는 MJ를 구해낸 후에 지은 그 표정이 너무 뭉클했다.
그리고 앤드류 스파이더맨만의 발랄함과 특유의 말투도 노웨이홈에서 봤더니 더욱 반갑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무튼 노웨이홈이 어쩌면 앤드류 스파이더맨에게는 트라우마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고, 마음의 짐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캐릭터적으로서도 - 어쩌면 3편까지 촬영하지 못하고 끝나야 했던 배우 자체에게도 여러모로 좋은 의미로 다가왔을 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노웨이홈이라는 영화가 기존의 팬에게도, 기존의 배우들에게도, 기존의 스파이더맨과 빌런들에게도 진심을 담은 것 같아 이 영화의 진가를 이정도로밖에 느끼지 못함이 아쉬울 뿐이다.
+) 220620)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1,2,3'(샘스파)를 보고나서 추가해보는 후기.
샘스파를 보고나서 다시 본 노웨이홈은 그야말로 뭉클함을 전해주었다. 빌런들과 스파이더맨과의 관계, 특히 샘스파에서는 빌런들도 착했는데 어쩔 수 없이 악한 모습이 된(?) 경우가 제법 있어서 더욱 스파이더맨과의 관계성이 돋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렇게 '스파이더맨' 그 자체이던 토비 스파이더맨이 포탈에서 나타났을 때... 그리고 이제는 맏형으로서 성숙한 모습으로 다른 스파이더맨들에게 조언과 조력을 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귀여운 너드..(?) 자체였던 토비 스파이더맨이 여러 일을 겪으며 점차 성장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 대학생이 이제는 사랑을 이뤄낸 중년 선배로서의 모습을 보이는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 만약 각 스파이더맨 영화를 그 때 그 때 다 챙겨보았다고 가정했을 때, 이번 노웨이홈에서 다시 그들의 모습을 보았다면 이보다는 더 큰 감동과 아련함, 뭉클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사실 부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영화 덕분에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를 알게되고 결국은 각 스파이더맨의 이야기들을 다 보게 되었으니 어찌보면 순기능이라 할 수도 있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Ysv8LPhpE2Q
https://brunch.co.kr/@drugsub/25
https://brunch.co.kr/@drugsub/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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